[서울신문] 퍼도 퍼도 줄지않는 사랑

운조루 0 19
타인능해(他人能解)

퍼도 퍼도 줄지않는 사랑


“지난 여름부터 쌀 걱정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광주시 남구 월산 5동 김모(75)할머니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동사무소에 들러 이곳에 설치된 ‘쌀뒤주’에서 쌀을 퍼간다.

김씨는 “처음엔 쑥스럽기도 했지만 동사무소 직원들의 따뜻한 배려로 요즘은 맘놓고 쌀을 가져 간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남몰래 도와 주는 이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홀로 살고 있는 박모(71) 할머니도 서구 금호1동 사무소에 설치된 뒤주에서 쌀을 가져다 끼니를 잇는다. 박씨는 자녀들이 경제적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받지 못해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끼니 걱정 없이 사는 덕분인지 고달픈 일상이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광주지역에서 이같은 현대판 ‘운조루(雲鳥樓) 뒤주’가 퍼져 가면서 세밑 훈훈함을 더해 주고 있다.

운조루의 주인이 뒤주를 곳간 뒤채에 마련해 쌀을 퍼가는 사람과 얼굴을 대면하지 않도록 배려한 점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사랑의 쌀뒤주’는 지난 1월 광주시 서구 금호 1동 사무소에 처음 설치됐다. 뒤주 앞엔 ‘미안해 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말고 따뜻한 밥을 지어 드세요.’란 안내문이 붙었다. 일주일 만에 참여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이어 다른 동사무소로 이 운동이 확산됐고 부녀회·청년회 등 주민 자치조직과 독지가의 도움이 이어졌다.

현재 시내에는 ▲주월동 ▲백운 2동 ▲월산 5동 ▲금호 1동 ▲화정 3동 등 모두 5개 동사무소에 뒤주가 설치돼 있다.

뒤주의 운영 방식도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동사무소에서 설치·운영을 맡았지만 지금은 어려운 이웃의 형편을 공무원들보다 속속들이 알고 있는 주민들이 앞장서고 있다.

남구 월산 5동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사랑의 쌀 나눔 운영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영업자·사업가 등 주민들이 쌀을 직접 구입해 뒤주에 붓거나 매달 5만∼10만원의 후원금을 내고 있다.

현재 월산 5동에서는 매월 20㎏들이 쌀 6∼8가마가 소비된다. 한달 40∼50명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다. 남구는 이들 뒤주를 ‘효사랑 나눔의 가게’로 이름 붙이고 독지가의 참여확대에 나섰다.

서구 화정 3동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동사무소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쌀을 건네주고 있다.

■ 운조루의 뒤주는

조선 영조 52년(1776년) 낙안군수 류이주(柳爾胄)가 세운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의 운조루 곳간에 놓인 뒤주를 일컫는다. 구멍을 여닫는 마개에 ‘누구든 마음대로 쌀을 퍼갈 수 있다.’는 의미의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씨가 씌어 있다. 주인은 이 통나무 뒤주를 곳간에 놓아 편안한 마음으로 쌀을 퍼가도록 배려했다. 주인은 매월 말 뒤주를 열어 보고, 쌀이 남아 있으면,“덕을 베풀어야 집안이 오래간다. 당장에 이 쌀을 주변사람들에게 나눠 줘라.”며 며느리에게 호통을 쳤다고 전해진다.

Comments

[조선일보] 3대명당 (明堂) -조용헌

댓글 0 | 조회 20
3대명당(明堂)은 어디를 가리키는가? 제일 먼저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은 구례의 사성암(四聖庵)이다. 한국 풍수의 원조인 도선국사가 공부했던 곳이다. 이 사성암 근처에 있는 동네… 더보기

[전라도닷컴] 누구든지 열 수 있다

댓글 0 | 조회 17
‘누구든지 열 수 있다’는 그 뜻구례 운조루 쌀뒤주예전 부잣집에 가면 으레 쌀 몇 가마가 들어간다더라는 식으로 소문난 큰 뒤주가 있기 마련. 쌀이 곧 돈이었던 시절에 뒤주는 그 집… 더보기

[광주일보] 운조루를 생각하라

댓글 0 | 조회 21
운조루(雲鳥樓)를 생각하라한해를 시작하면서 운조루(雲鳥樓)를 생각한다. 즈믄 세월, 온갖 풍상을 견뎌온 퇴옥(頹屋), 그 빛바램 속에 담긴 전설을 떠올린다. 헌데, 정해년(丁亥年)… 더보기

[조선일보] 柳氏<田家日記>-이규태

댓글 0 | 조회 13
柳氏<田家日記>이규태(조선일보 논설위원)지리산 옥녀봉(玉女峰)에는 이런 신화가 깃들어 있다. 정욕에 불타오르는 옥녀가 이 산봉우리에서 짝지을 남신(男神)을 기다리다 불어… 더보기

[전원주택] 고택을 찾아서, 구름 위를 나는 새가 사는 집, 구례 운조루(雲鳥樓)

댓글 0 | 조회 17
구례에서 섬진강 줄기를 거슬러 하동으로 가는 길은 ‘울긋불긋 꽃 대궐’ 그 자체다. 도로 양 언저리에 만개한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데, 간간이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상춘객(賞春客)을 … 더보기

[동아일보] 구례 운조루 금환낙지 명당

댓글 0 | 조회 19
[우리문화우리풍수 | 구례 운조루 금환낙지 명당]조선 후기 명당에 터잡기 교과서운조루 아래에 있는 금환낙지 명당으로 알려진 춘해루.호남의 대표적인 명가 고택 가운데 하나인 운조루(… 더보기
Now

현재 [서울신문] 퍼도 퍼도 줄지않는 사랑

댓글 0 | 조회 20
퍼도 퍼도 줄지않는 사랑“지난 여름부터 쌀 걱정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광주시 남구 월산 5동 김모(75)할머니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동사무소에 들러 이곳에 설치된 ‘쌀뒤주’에서… 더보기

[세계일보] 베풂의 철학…''적선지가 積善之家 '' 구례 운조루

댓글 0 | 조회 19
‘타인능해(他人能解).’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대저택 운조루(雲鳥樓)의 쌀 뒤주에 새겨진 글로, 의역하면 ‘누구나 맘대로 퍼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 놓인 위치부터 예… 더보기
언론보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